2015년 6월 22일 월요일

'관계개선 교감' 朴대통령·아베, 한일관계 새로쓰나

연합뉴스 | 입력 2015.06.22. 20:02 | 수정 2015.06.22. 20:17

교차참석 하이라이트…새로운 50년, 기대속 출발

상대 자극 삼가…朴대통령, 메시지에 '언중유골'

정상회담 기대 키워…위안부 등 실천 따라야 결실

(도쿄·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귀원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며 새로운 한일관계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과 주일 한국대사관이 각각 서울과 도쿄에서 개최한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교차 참석함으로써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알렸다.

↑ 한일정상, 수교50주년 행사 교차 참석 (서울 도쿄=연합뉴스) 이정훈 조준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22일 오후 도쿄 도내 쉐라톤 미야코 호텔에서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악수하는 박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접견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그동안 취임 이후 다자회의 등 계기에서 잠깐 만난 것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정상회담도 갖지 못한 양 정상이 이날 상대 측이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한 것 자체가 나름의 '결단'이자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 정상은 이날 국교정상화 50주년 축사를 통해 메시지를 발신했다.

양 정상은 되도록 상대를 자극하는 직접적 표현은 자제했지만,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 '언중유골'을 담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올해를 미래를 향한 "역사적 기회"이며,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한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는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신의를 보다 깊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양국이 함께 취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미래로 가기 위한 일본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특사로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는 아베 총리에 대해 "1965년 일본 역대 내각이 견지해온 인식을 확실히 계승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올바른 역사인식 표명을 보다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아베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거론 없이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 "박근혜 대통령과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하겠다", "한국과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누카가 회장은 "아베 총리가 고노·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생각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국장급 협의를 통해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국 정치권 차원에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단 과거가 갈등으로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이번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새로운 50년을 위한 '좋은 출발'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한일이 향후 정상회담 개최 등 관계정상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놓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 APEC 등과 같은 다자회의 계기나 지난 3월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조기 개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흥수 주일대사가 최근 과거사 갈등의 핵심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가 아니다"면서 "어느 정도 정상 간에 이 문제에 대한 양해가 있는 가운데 개최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도 정상회담 기대를 키우는데 한몫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간 여전히 쟁점이 남아있지만 이른바 '사사에안'에다 '플러스 알파'를 추가하는 선에서 양국 정상이 정치적 결단을 할 시점이 임박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이 100% 만족하기 쉽지 않은 '난제 중 난제'인만큼 매듭을 짓기 위해서는 결국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연구소장은 "위안부 문제를 어정쩡하게 놔두고 지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일관계 정상화가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는 8월 종전 70주년 아베 총리의 이른바 아베 담화도 관계 정상화로 가는 주요 변곡점이다.

양국 정상의 강력한 관계개선 의지가 양국 간 핵심현안 해결에서 얼마나 행동으로 옮겨지느냐가 관건이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기회를 실기하면 새로운 동력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당국은 지나친 기대가 부담스러운 듯 상당히 신중한 태도다.

윤병세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현안이 당장 해결된다기보다는 이런 계기가 시작돼서 더 지혜롭게 진전을 볼 있는 토대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출처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50622200211214&RIGHT_COMM=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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