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3일 화요일

평택성모병원 “병동격리 요청, 당국이 묵살”

ㆍ“초기엔 코호트 개념 없어” 복지부, 매뉴얼·병원 탓만
ㆍ“병원장과 통화한 바 없어… 병원내 의사소통이 문제”

메르스 1차 발원지인 평택성모병원 원장의 코호트 격리(병동 안 격리) 요청을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해명을 내놨지만 여러 가지 점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을 남기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3일 브리핑에서 메르스 최초 확진 후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에 대해 “그때는 코호트 격리 개념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국자의 안이한 판단보다는 매뉴얼 부재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병원 측의 의사소통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초 역학조사를 담당했던 배근량 역학조사과장은 “병원 이사장이 ‘어차피 환자를 밖으로 내보낼 수 없으니 진료를 계속하겠다’고 하더니 30분 후 ‘더 진료는 못하겠다’고 알려왔으나 병원장과는 통화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 과장은 또 “(이사장과의 통화에서) 노출자나 발병 환자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절대 밖으로 보내면 안된다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병원장이 이사장에게 뭘 요구했는지 모르나 당국에 직접 코호트 격리 요청은 없었고 당시 역학조사반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 측 주장은 다르다. 이기병 평택성모병원장은 지난 22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방역당국에 코호트 격리를 제안했으나 ‘코호트 격리는 규정에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정부에 묻자 ‘세계적으로 3차 감염은 없으니 안심하고 환자·의료진 10여명만 격리하면 된다’고 답했다”며 “1차 역학조사팀이 왔을 때 병원 내 환자, 일부 퇴원 환자, 문병했던 가족까지 감염 가능성을 열어뒀더라면 지금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입력 : 2015-06-23 22:06:38수정 : 2015-06-23 22:07:27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6232206385&code=9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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