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4일 토요일

[CJ Kang 방북기41]마식령스키장 건설의 전설

기고/인터뷰/CJ Kang 방북기 2015/07/02 21:07 Posted by NK투데이

재미동포 CJ Kang께서 2014년 9월 3~11일 북한을 방문하였습니다.
NK투데이는 필자와 협의 아래 방북기를 연재합니다.
필자의 승인 아래 원문의 표현 가운데 일부를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외부 기고는 본사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산에 도착하기 얼마 전에 우리를 태운 차가 잠깐 작은 길로 빠져나가 멈춘 곳은 원산시 외곽의 마식령스키장 입구였다. 이제 곧 해가 질 것이기에 안쪽까지 들어갈 시간이 없어 스키장을 알리는 입구의 대형 간판 앞에 모두들 내려 바람을 쐬면서 사진을 찍었다. 

스키장이야 겨울이 되어야 사람들이 붐비고 볼 만하지 지금같은 초가을에야 무슨 볼 것이 있으랴하는 생각에다 북부조국이 그래도 이렇게 스키장을 건설하였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때는 사진만 찍고는 떠났는데 이번 방문기를 쓰기 며칠 전에야 마식령스키장의 건설에 관한 영화와 기사를 접하게 되어 그것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민족이 필요한 경우 빨리 빨리 일을 처리하는 것은 남과 북이 모두 공통적인 것 같다. 미국에서 살면서 2km 정도의 기존 도로에다 지하에 하수도, 상수도, 케이블을 넣으면서 새로 확장하여 포장까지 하는 일에 보통 몇 년씩 걸리는 것을 내가 사는 지역에서 여러번 보아왔고 그런 공사는 지금도 몇 년째 진행 중인 곳들이 여럿 된다. 

한데 내가 아는 바로는 남에서라면 그런 공사는 한두 달이면 모두 끝나게 된다. 북에서의 도로공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이미 내가 방문하였던 평양방직공장합숙소 건설을 예로 들자면 인민군인건설자들이 직접 단 몇 달 동안에 그 큰 건물을 완공하였다고 들었다. 아름답게 건물을 잘 짓되 추운 겨울철이라는 계절의 제약을 받으면서도 건물을 몇 개월만에 완공시킨 그 속도에 대해서 내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식령이란 산세가 험해서 예로부터 말들도 쉬어서 넘었다는데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이곳엔 세계 1급의 15만 미터의 스키코스를 갖춘데다 고급 호텔을 비롯한 부속시설을 구비하고 있는데 모든 시설물들을 완공하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8달이었다고 한다. 북부조국이 이곳에 스키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자 수많은 군인건설자들과 병사들이 나서서 피땀흘려 전설과 같은 일화들을 남기며 건설하였는데 다음 몇가지 감동적인 일화들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인민군인들이 이곳에서 작업하는 동안 마식령지구를 통째로 삼키려는 듯 퍼부은 장마철의 비로 인하여 정상인 대화봉까지의 도로는 차량이 오를 수가 없게 되었을 때 그걸 도로가 열릴 때까지 앉아서 기다릴 수만 없다면서 “골재마대를 등짐으로라도 짊어져서 대화봉을 오르자”라는 구호 가운데 장령(장성)부터 병사들 수천 명이 각자 수십 kg의 골재를 담은 마대를 짊어지고 빗속을 뚫고 20리 길의 대화봉을 끊임없이 올랐다는 것이다. 그 감동적인 거대한 행렬은 이렇게 사진으로 남아 당시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스키장을 건설하면서 부근의 나무 한 그루라도 다쳐서는 안 되며 환경을 필요없이 파괴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모든 병사들의 준칙이었다고 한다. 그 준칙을 지켜내기 위하여 해발 1,000m의 산정에 건축물을 세우는 것보다 더 힘든 싸움을 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스키장을 건설하면서 수많은 크고 작은 바위들을 정대와 함마로 직접 깨어서 뜯어내었다는 것이다. 폭약으로 발파해서 해체하면 아주 간단한 일을 부근의 나무와 자연환경에 손상을 입히지 않도록 그렇게 힘들여서 바위를 깨어냈다고 하니 그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을 피땀흘려 이뤄낸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몇 시간이면 큰길을 뚫어 차량으로 저수지까지 건설자재를 옮기면 쉬울 것을 자연보호를 위해서 길을 내지 않고, 병사들은 하루에도 수십차례 수백 미터의 산길을 등짐으로 두 사람이 겨우 비켜날 수 있는 오솔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짐을 옮겼다고 한다. 쉽고 편한 방법으로 일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얼마나 열심을 다하여 일했으면 8개월만에 마식령스키장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 


인민군대의 저 세찬 노동의 강도를 보고 반공으로 세뇌된 많은 사람들은 강제노동을 하는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인민군대의 노동이 억압에 의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인 남부조국이나 서방세계의 사람들의 생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일 강제적인 노동이라면 저렇게 온 힘을 다바쳐 열정적으로 일할 수도 없거니와 상식적으로라도 북부조국의 언론매체가 저렇게 강한 노동으로 건설장에 투입된 인민군인들의 모습을 공개하지도 않았을 것이 아닌가? 

서방언론의 북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마식령스키장에 대해서도 2014년 초에 개장을 하였을 때 여러가지 악담으로 왜곡과 비난을 퍼부었지만 내가 며칠전 본 동영상으로 북의 인민들이 이미 이 스키장을 널리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서방에서도 돈이 많이 드는 겨울스포츠라 아무나 자유롭게 스키를 즐기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북이 스키장 하나 만들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인민들이 부자가 아니더라도 즐겁게 겨울을 보내는 것도 이룰 수 없을 만큼 부족한 나라는 아니란 것을 북부조국 인민들은 온 세상에 자랑스럽게 알리고 싶지 않았을까? 


북부조국은 차츰 겨울 휴양지로 이 스키장에 혁신적인 일꾼들과 노동자들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동영상 인터뷰를 보니 부모들이 스키장을 가자고 조르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함께 스키장을 찾았다고 말한다. 자라나는 학생 청년들이 이 스키장으로 인하여 스키를 접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올림픽에는 여러가지 스키 종목들이 있으니 앞으로 좋은 선수들을 훈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2015.2.11.)


CJ Kang
미국 시애틀에서 <사람사는 세상 시애틀 한마당>(hanseattle.com)을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시애틀 모임> 대표를 하다가 현재 고문으로 있다. 또 유권자민주연대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원문 NK투데이 http://nktoday.kr/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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