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대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혀 논란을 빚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한국여성바둑연맹 총재가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
박 대통령 동생 근령씨,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발언 논란
“한일협정, 고도성장의 모태”노골적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61) 씨가 한국이 일본에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것을 두고 “부당하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다음달 발표될 예정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담화에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담겨야 한다는 국내 여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견이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씨는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과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여러 번 사과를 받아들였다”며 “한일 국교 정상화가 되면서 관계가 정상이 되었는데 이제와서 과거의 문제를 내세워가지고 발목을 잡으면 그게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총리보다 훨씬 중요한 천황이 머리를 숙여 사과했는데 왜 총리가 바뀔 때마다 사과하라고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박 씨가 일본 포털사이트 <니코니코>와의 대담에서 한국 정부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계속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고, 일본인의 신사참배에 개입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 씨는 노골적으로 근대화 식민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한일 협정을 맺을 때 이미 사과를 한국정부가 받아들이면서 큰 포항제철도 우리나라에 건설되었고 모든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모태가 되지 않았느냐”며 “그런 뜻에서 얼마 전에도 (박근혜) 대통령께서 우리 한일관계를 더 공고히 하겠다고 발표하셨다”고 박 대통령 이름을 거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박씨는 “아버지(고 박정희 대통령)께서 한일 국교 정상화를 그렇게 추진하신 거를 툭하면 친일이라고 하는데 해방 전의 친일과 해방 후의 친일은 개념부터가 다르다”고 주장한 뒤 “그럼 우리가 친일을 하고 친미를 (해서) 미국과 손잡고 일본과 손을 잡아야지 그러면 우리가 친북을 하면 되겠느냐”며 친일·친미 정당화하기도 했다.
일본 정치인이 전범이 안치돼 있는 신사를 참배하는 문제를 두고서도 박 씨는 “우리 조상을 찾아가지 않고 참배고 제사고 안 드리겠다고 하는 건 특히 동양권에서는 안 된다. 후손으로서 그거는 모두 패륜”이라고 꼬집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한국이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15위 안에 드는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데, 우리가 위안부로 끌려가서 고통받은 분들, 이젠 정부가 잘 보살펴드려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니코니코> 인터뷰는 다음 달 4일밤 10시에 방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원문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02531.html
댓글 없음:
댓글 쓰기